공기권총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빨리 잘하는 아이가 실력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점수가 빨리 오르면 잘하는 것이고, 오르지 않으면 부족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볼수록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공기권총은 생각보다 ‘기다림’이 많은 운동이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은 운동
처음 대회를 갔을 때 가장 놀랐던 것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총기 검사를 기다리고, 사대 배정을 기다리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또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발을 쏘고 바로 다음 발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세를 잡고 호흡을 가다듬고 자기 리듬을 찾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공기권총은 ‘쏘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더 많은 운동처럼 느껴진다.
자기 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권총에는 정답인 속도가 없는 것 같다.
누군가는 조금 천천히 준비하고, 누군가는 조금 빠르게 진행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속도가 아니라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대회에서도 옆 사대 선수가 먼저 끝났다고 서두를 필요도 없고, 누군가 점수가 잘 나온다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결국 마지막까지 자기 리듬을 지키는 사람이 좋은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점수는 하루아침에 오르지 않는다
처음에는 오늘보다 내일 점수가 많이 오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날은 잘 맞고, 어떤 날은 오히려 점수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 시간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평균 점수가 올라가는 것이 공기권총인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하루의 점수보다 몇 달 전과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더 보게 된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올라가는 점수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부모도 함께 배우는 운동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니 부모도 함께 배우는 것이 많다.
예전에는 결과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과정을 더 보게 된다.
기다릴 줄 아는 것.
조급해하지 않는 것.
다시 자기 루틴으로 돌아오는 것.
이런 것들이 결국 운동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필요한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
공기권총은 빠르게 결과를 만드는 운동이 아닌 것 같다.
기다릴 줄 알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해 가는 운동이다.
7월 첫 대회를 준비하는 지금도 큰 욕심보다는 아이가 평소 연습했던 흐름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오늘보다 내일, 이번 달보다 다음 달 조금 더 성장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공기권총은 그렇게 천천히 자신의 점수를 만들어가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