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국대회 이후, 아이가 달라진 것은 점수가 아니었습니다

전국대회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대회를 마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점수는 잘 나왔어요?”였습니다.

사실 평소 훈련에서 기록하던 점수보다 조금 낮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번 공기권총 전국대회에서 아이가 얻은 것은 점수보다 더 큰 경험이었습니다.


긴장하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번 대회는 지방에서 열렸습니다.

새벽부터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했고, 처음 가보는 경기장이었습니다.

매일 훈련하는 학교 사대와는 조명도 다르고, 분위기도 달랐습니다.

장비검사도 처음이고, 전국대회라는 이름도 처음이었습니다.

어른도 처음 가는 곳에서는 긴장하기 마련인데, 중학생인 아이에게는 더 큰 긴장이었을 것입니다.

평소 하던 것처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대에 올라가니 몸이 굳고, 집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점수가 조금 낮게 나온 이유도 그런 긴장감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저는 그 점수보다 아이가 그 긴장감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대회는 하루였지만 변화는 그 이후부터 시작됐습니다.

전국대회를 다녀온 뒤 아이에게 조금씩 변화가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시키면 하던 정지훈련을 이제는 먼저 하려고 합니다.

훈련하면서 느낀 점도 먼저 이야기합니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졌어.”

“긴장하니까 평소처럼 안 되더라.”

이런 말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이는 직접 경험해야 이해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가 바로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방학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하는 시간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훈련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아침 9시쯤 학교에 가서 오후 4시까지 훈련을 합니다.

점심시간이 1시간 정도 있으니 실제 훈련은 하루 6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방학이라 쉬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학교 다닐 때보다 훈련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방학인데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지금의 훈련은 이번 대회가 아니라 2학기와 내년을 위한 준비라고 말입니다.

전국대회에서 부족했던 점을 채우고, 긴장감도 이겨낼 수 있도록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수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아직 점수가 눈에 띄게 오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는 분명 달라졌습니다.

긴장하면 왜 점수가 떨어지는지,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왜 어려운지,

무엇을 더 연습해야 하는지 조금씩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공기권총은 결국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이제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부모도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첫 전국대회를 다녀오기 전에는 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점수는 언젠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를 경험하고, 부족한 점을 스스로 느끼고, 다시 연습하는 과정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이번 여름방학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묵묵히 훈련을 하고 있을 아이를 생각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한 발 한 발 쌓인 경험이 언젠가는 아이를 더 단단한 선수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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